오랜 유학생활과 위장 질환

한의원 근처에 Langara College도 있고 UBC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지라, 대학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이 종종 찾아옵니다. 젊은 친구들이니 운동하다 다리를 삐었거나 어쩌다 허리를 삐끗해서 찾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의외로 위가 아파서 찾아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쇠도 씹어 먹을 나이에 무슨 위장병이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상황은 이렇습니다.

홈스테이에서 자취로 — 무너지는 식습관

고등학교 때까지는 유학을 해도 홈스테이를 하거나 어머님이 잠시 와 계시거나 해서 식사에 대해 별로 신경 쓸 것이 없습니다. 정해진 식사시간에 항상 누군가와 같이 밥을 먹게 되죠. 그러나 대학에 들어가게 되면, 혹은 대학 시절에 이곳으로 유학을 오게 되면 대부분 자취생활을 시작합니다. 할 줄 아는 요리도 별로 없고, 세끼 꼬박꼬박 챙겨 먹으리라 다짐했던 처음의 결심도 밥하기 싫다는 게으름에 점점 무너져 갑니다. 에세이를 내야 하거나 시험 기간에 걸리면 아침은 시리얼에, 점심 저녁은 패스트푸드로 해결하기 일쑤입니다. 평소에 잘 못 먹으니 파티나 모임 등 잘 먹을 수 있는 자리에 가면 과식하기 쉽습니다. 혼자 밥을 챙겨 먹다 보니 식사 시간도 들쭉날쭉입니다. 사 먹으려고 해도 딱히 먹을 게 없습니다. 피자, 햄버거, 샌드위치 죄다 밀가루 음식입니다. 집에 쌓여 있는 라면까지 생각하면 밥보다 밀가루를 더 먹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렇게 1년, 2년 지나다 보면 아무리 건강한 위장도 결국에는 고장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또 누구나가 다 건강한 위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걸 고려한다면, 대부분의 유학생들이 한 번쯤은 위 때문에 고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내 위장의 건강 상태 체크하기

그래서 오늘은 위장을 달래서 유학생활에서 살아남는 법을 한번 얘기해 볼까 합니다. 건강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니 유학생 여러분은 잘 읽고 명심해 두시기 바랍니다. 일단 현재 위장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 보자면, 밥을 먹고 속이 답답한가, 속이 쓰리지는 않는가, 트림을 자주 하는가, 시큼한 것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지는 않는가, 속이 메스꺼운가,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른가 등을 체크하셔야 합니다. 밥을 먹고 나면 속이 좀 답답하고,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면 위의 기능이 저하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속이 쓰리고 시큼한 것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오고, 스트레스 받으면 더욱 악화되는 것을 느끼신다면 간과 담, 위장의 상호 관계가 무너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단순히 위장 기능의 저하가 아니라 다른 장부와의 관계의 문제이기 때문에 치료를 고려하시는 게 좋습니다.

위장병은 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유학 생활의 스트레스가 간·담의 문제로 겹쳐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 스트레스성 위장병은 잘 낫지 않는가

사실 유학생들은 대부분 시험과 유학 생활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로 항상 시달리고 있습니다. 원래 위는 회복 속도가 아주 빠른 장부라 한번 체했거나 잘못된 음식을 먹어서 탈이 난다고 해도 하루 이틀이면 그 기능을 완전히 회복합니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동반되어 위의 기능에 문제가 되기 시작하면 좀처럼 회복되기가 쉽지 않은 것을 임상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스트레스라는 정신적 요인에 의해서 간과 담의 문제가 겹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유학생은 스트레스로 인한 위장 질환을 겪고 있습니다.

생존을 위한 다섯 가지 처방

해결 방법을 여기서 글로 풀어드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일단 술, 담배를 끊으십시오. 특히나 담배를 피우시면서 위장 질환을 고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세끼를 규칙적인 시간에 드시고 밀가루 대신 밥을 드십시오. 한국 사람은 일반적으로 서양인보다 밀가루를 소화시키는 효소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꼭 밥을 드셔야 합니다. 또한 밥 먹을 때 책을 읽거나 TV를 보지 마시고, 되도록이면 사람들과 즐겁게 드십시오. 한 끼 때우려 하지 마시고 부디 식사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줄넘기를 하루에 30분만 하십시오. 하루 줄넘기 30분이면 모든 위장 질환을 고칠 수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위가 상하로 흔들리면서 연동운동 기능이 강화될 것입니다. 이게 말로는 쉬운데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는 정말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줄넘기라도 꾸준히 하신다면 위장을 건강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위장병은 한의학적으로 치료 효과가 아주 좋은 질환에 속합니다. 서양의학이 가지고 있지 않은 침이라는 훌륭한 치료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약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