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 걸려오는 전화 중 의외로 많은 것이 “아이가 발목을 삐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입니다. 특히 본인이 발목을 삐어본 경험이 적은 부모님일수록 많이 당황하시는 것 같습니다. 알고 나면 간단하지만 모르면 당혹스러운, 발목 부상 대처법을 정리해 드립니다.
먼저 확인할 것 — 인대 손상인가, 골절인가
단순히 인대가 늘어난 정도인지, 뼈에 금이 가거나 이상이 생긴 골절인지부터 판단해야 합니다. 한의원에서도 통증과 부기의 정도,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양방 병원에서 X-Ray를 찍는 게 좋을지, 침 치료만으로 괜찮을지 말씀드릴 수 있지만, 가장 정확한 방법은 역시 X-Ray를 찍어보는 것입니다. 특히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가볍게 엉덩방아를 찧는 정도로도 뼈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 저는 이런 경우 꼭 X-Ray 검사를 권해드리고 있습니다.
언제 병원부터 가야 할까통증과 부기가 심하거나 체중을 싣고 걷기 어렵다면, 침 치료에 앞서 X-Ray로 골절 여부부터 확인하세요. 특히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가벼운 낙상에도 골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냉찜질과 온찜질, 언제 무엇을 써야 할까
다친 부위에 열감이 나고 붓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파스를 붙여야 하는지, 차갑게 해야 하는지, 뜨겁게 찜질해야 하는지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열감이 느껴지고 부어오르는 첫날은 차갑게 식혀주면 됩니다. 얼음을 상처 부위에 직접 닿게 하지 말고 비닐봉지 등에 넣어 수건으로 감싼 뒤 대주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24시간이 지나거나 열감이 많이 가라앉은 후부터는 따뜻한 찜질로 바꿔주세요. 이때부터는 혈액 순환을 도와 다친 부위의 회복을 촉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캐나다 분들은 무조건 차갑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계속 냉찜질만 하시는 경우가 많고, 한국 분들은 반대로 처음부터 뜨겁게 찜질하시는 경우가 있어 서로 애를 먹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다친 후 24시간은 차갑게, 그 후에는 열감을 봐가며 따뜻하게 — 이 순서만 지켜도 회복이 훨씬 빨라집니다.
냉동실에 넣으면 차갑게,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뜨겁게 쓸 수 있는 찜질팩을 집에 하나 마련해 두시면 편리합니다. 가격도 10불 안팎으로 저렴하니 비상용으로 미리 준비해 두시길 권해드립니다.
침을 맞으면 정말 빨리 낫나요?
이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침을 맞으면 발목 삔 게 빨리 낫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말로 빨리 낫습니다. 그리고 침을 빨리 맞을수록 회복도 더 신속합니다.
한의사가 된 이후로는 항상 지갑에 침을 가지고 다니는데, 운동이나 산행을 할 때 정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부상 직후 침 한 방이면 대부분 툭툭 털고 일어납니다. 부어오르던 상처도 가라앉고 회복 속도도 훨씬 빨라지죠.
안타깝게도 대부분은 다치고 나서 조금 늦게 한의원을 찾기 때문에 그 정도의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한 번씩 들르실 때마다 눈에 띄게 줄어든 통증에 다들 기뻐하십니다.
한국의 운동선수들은 이런 침의 효과를 잘 알고 있어 부상 회복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만, 캐나다 선수들에게는 아직 낯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의원을 찾는 캐나다 운동선수들이 점점 늘어나는 걸 보면, 언젠가 캐나다 국가대표팀에도 한의사가 함께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다친 쪽이 아니어도 침을 맞을 수 있다는 사실
침 치료의 또 다른 장점은, 오른쪽 발이 삐거나 뼈에 금이 가서 깁스를 했더라도 굳이 오른쪽 발에 침을 놓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인체는 좌우대칭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어, “왼쪽의 병은 오른쪽으로, 오른쪽의 병은 왼쪽으로 치료하라”는 원칙이 있을 정도로 대칭 치료가 가능합니다. 뼈에 금이 간 경우에도 침 치료를 병행하면 훨씬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깁스는 반드시 양방 병원에서 하고 오셔야 합니다.
핵심 요약아이가 발목을 삐었거나 본인이 삐끗하셨다면, 최대한 빨리 한의원을 찾아 침을 맞으세요. 그 효과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