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가 몇 달째 없습니다. 어떡하나요?

생리가 몇 달째 없다며 찾아오시는 환자분들의 사연은 저마다 다릅니다. 세 가지 사례를 통해 생리가 멈추는 서로 다른 원인과, 그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는 한의학적 접근을 소개합니다.

Case 1 — 피임약을 오래 복용한 경우

30살의 A씨는 결혼 전 피임약을 복용했습니다. 주변 캐나다 친구들도 거의 대부분 복용하고 있었고 패밀리 닥터도 괜찮다고 하니 안심하고 먹었습니다. 결혼 후 이제 아이를 갖고 싶어 피임약을 끊었는데, 웬일인지 몇 달째 생리가 없습니다.

피임약의 기본 원리는 간단합니다. 여성의 몸은 일단 임신이 되면 또 다른 난자와 정자의 결합을 막기 위해 배란을 중단합니다. 이러한 작용 때문에 특정 호르몬을 투여하여 여성의 몸이 스스로 임신 상태라고 착각하게 만들면, 더 이상 난자가 만들어지지 않아 피임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피임약을 복용하는 동안 여성의 몸은 스스로 임신한 줄 '착각'하고 지낸다는 것이지요. 그 착각이 수년, 혹은 10년 가까이 지속된다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요? 물론 많은 여성이 아무 일 없이 생리가 회복되고 임신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년간의 착각 이후 정상적으로 생리를 회복시키는 데 힘든 시간을 보내는 여성분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Case 2 — 급격한 다이어트로 혈이 부족해진 경우

22살의 B씨는 몇 달 전 강도 높은 다이어트에 성공해 10kg 이상을 뺐습니다. 승리의 기쁨을 누리며 날씬한 몸매에 만족하고 있던 중, 이상하게 생리양이 조금씩 줄어들더니 지난 두 달은 생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짧은 기간에 10kg 이상의 살을 뺐다면 과연 정상적인 음식물과 영양 섭취가 이루어졌을까요? 이러한 상태로 이 여성의 몸에 피는 충분히 만들어졌을까요? 여성의 몸은 피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생리의 양을 줄이고, 마침내는 멈추게 하고야 맙니다. 이쯤 되면 빈혈로 인해 머리가 어지럽기도 하고, 잠이 들기 힘들거나, 꿈을 심하게 꾸고 가슴이 쉽게 두근거리는 증상도 함께 나타납니다. 공부하는 학생의 경우에는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같은 '생리 없음'이라도, 원인이 다르면 처방은 완전히 달라진다.

Case 3 — 유학 후 체중 증가로 습담이 생긴 경우

25살의 C씨는 밴쿠버로 유학 온 지 1년 만에 살이 9kg 쪘습니다. 영어로 인한 스트레스에 기름진 음식을 계속 먹다 보니 어느덧 살이 그렇게 찌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어느 순간부터 생리가 비추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밴쿠버이기 때문에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유형입니다. 대부분의 여성이 밴쿠버에 오게 되면 적어도 5kg 이상 살이 찌고 맙니다. 한의학에서는 짧은 기간의 급격한 체중 증가가 습담이라는 이상 물질을 생성시킨다고 봅니다. 이 습담은 기와 혈이 흐르는 경락을 막고, 이로 인해 생리가 멈추게 되는 것입니다. 서양의학적으로 살펴보면, 호르몬을 생성해 낼 수 있는 지방세포가 급격하게 증가하며 호르몬 불균형을 가져오고, 이로 인해 생리가 멈춰지게 됩니다. 물론 스트레스도 큰 몫을 합니다.

원인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는 치료

이처럼 생리가 멈추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한의학은 그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모두 달리 제시합니다. Case 1의 환자는 피임약을 오랫동안 복용했기에 한약보다는 침과 뜸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했고, Case 2의 환자는 피가 부족하기에 한약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했습니다. 살찌는 것에 민감해하셔서 그 부분을 최대한 고려했습니다. Case 3의 환자는 습담을 치료해 주는 한약재와 더불어 침 치료를 병행했는데, 사실 다이어트 처방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꽤 많은 여성이 생리가 멎으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귀찮은 것 안 해서 편하다며 치료를 받지 않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리는 여성 건강의 가장 중요한 지표입니다. 최근 3달간 생리를 안 하고 계시다면 패밀리 닥터와 한의사의 진단을 꼭 함께 받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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