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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Archives: 한의학 이야기

삼음삼양과 사암침법

저는 대부분의 환자를 사암침법으로 치료합니다. 여러가지 침법 중에 사암침법을 특히 많이 사용하고 계속 공부를 해나가는 이유는 제가 공부한 침법 중 유일하게 경락의 본기를 중심으로 진단하고 치료하기 때문입 니다. 언제부터인가 장부 변증이라는 것이 한계가 많다는 것을 느낀이후 저는 경락을 중심으로 하는 본기 를 중심으로 하는 진단과 치료에 집중을 하게 되었습니다. 비장을 보는 것이 아니라 비장의 경락을 비장의 경락이 아니라 태음 습토로 바라보았을때 진단과 치료에 훨씬 더 일관성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러한 이해 방식은 상한론을 이해하는 방식과 정확히 일치 하였습니다. 실제로 상한론의 소양증은 사암침법 의 족소양 담경의 정격으로도 치료가 아주 용이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 사암침법을 전반적으로 다루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제가 그 정도로 사암침법에 정통했 다고도 생각치 않습니다. 다만 삼음삼양의 이해와 임상치료와의 연관성을 설명하기 위해서 제가 경험했던 것을 토대로 몇가지의 예시를 통해 논해 볼까 합니다.

1.궐음풍목

궐음은 겨우내 저장되었던 음이 소양에 의해 분리되는 과정입니다. 병리적으로는 두가지 방향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음이 충분히 저장이 되지 못했거나 혹은 그 음을 분리해 주는 소양의 힘이 너무 강하여 화열이 음을 태워 버렸거나. 성장통이나 과한 운동으로 인한 근육통에 아주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는 족궐음간정 격은 후자의 상황일것이고, 산후제통에 족궐음간정격을 쓸때는 전자의 상황일 것입니다. 족궐음간경은 음 액의 충만을 목표로 할 것인지, 화의 상승을 꺾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할 것인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 다.

2. 소음군화

사암침법에 심신구허방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소음의 두경락 심과 신을 동시해 치료하는 방법이지요. 태계 와 태백을 사하고 대돈과 소충을 보합니다. 저는 이 심신구허방을 아주 자주 쓰게 되는데 여성들의 호르몬 관련 질환에 아주 광범위하게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갱년기 질환의 hot flash와 자한, 도한은 물론이고 오랜 피임약 복용으로 인한 각종 부작용에도 쓸 수 있습 니다. 양방에서 이야기하는 호르몬의 작용은 한방에서 소음군화의 작용이라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가 지 더 재미있는 사실은 군화가 4월의 따뜻하고 인자한 화기라 임상에서 실열이 보이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허열인데 단순히 음을 보하는 개념으로는 잘 치료가 되지 않습니다. 마치 갱년기 질환이 육미지황 환으로 잘 치료가 되지 않는것 처 말입니다. 계지가용골모려탕증과 똑같은 기전입니다.

3. 태음습토
수태음경, 족태음경은 정말 광범위하게 쓰입니다. 저는 일반적으로 귀비탕증의 환자들에게 족태음비정격

을 상용합니다. 그 만큼 많이 쓰게 되기도 합니다.

4. 소양상화

제 임상에서는 유독 소양상화의 기운이 부족한 환자가 많습니다. 겁이 많고 잘 놀라고 잠을 잘 못이루지요. 심할 경우에는 Anxiety attack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환자가 오면 주저없이 족소양담경의 정격을 자침합니다. 치료율이 아주 좋은 경우에 속합니다. 밴쿠버 아마도 북미지역의 특징인것 같습니다. 소양상 화의 기운이 약한 사람이 유난히 많습니다.

5. 양명조금
양명은 조금, 쇳물이 굳어가는 체표입니다. 우리 신체에서는 피부를 의미하지요. 그래서 특히나 수양명대

장정격은 각종 피부병에 상용됩니다.

6. 태양한수

사암침법을 공부하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경락은 수태양소장경이었습니다. 소장 정격으로 모든 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나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도대체 소장과 혈은 무슨 관계일까 궁금했었는데 태양한수를 공부하다보니 그제서야 이해를 할 수 가 있었습니다.

수태양 소장경은 화경(소장)의 본기가 한수인 경락입니다. 족태양 방광경이 수경에 본기가 한수라 자연스 게 소변이 연상된다면, 화경의 한수는 혈관속을 흐르는 피로 취상되어지지는 않으신지요? 단지 방광이 라는 장부는 족태양경의 소변을 떠올리기 쉽게 만들어준다면 소장은 피를 취상하기에는 좀 거리가 있어보 이는 장부 이겠지요. 특히 양방적으로 본다면요. 그러나 한의학적으로 소장은 심장과 표리관계이며 비장과 상통관계입니다. 심주혈, 비주통혈. 아직도 소장으로 피를 취상하기 어려우십니까?

사암도인의 책 ‘정전’에는 다음과 같은 임상례가 있습니다. ‘30여세의 한 부인이 아직도 생리가 통하지 않고 (생리가 있어야 할 때마다) 항상 대장통이 있었는데 보름이 지나야 통증이 조금이나마 경감된다 하였다. 허 가 빌미가 된 증이라 임읍, 삼간을 보하고 통곡 전곡을 사하였더니 한 회 만에 생리가 통하고 장통도 점차 가라 앉았다. ‘

금오 김홍경의 사암침범, 월오 김경조의 사암침법 등 각종 사암침법 교재에서도 수태양소장경으로 혈병을 치료한다는 것은 빠지지 않고 나와 있습니다. 물론 무수한 임상례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요. 저 또한 임상에 서 상용하면 좋은 결과를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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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음삼양

서양의학의 발전은 서양과학의 발전에 기대고 있습니다. 서양의학의 용어는 결국 서양 과학의 용어입니다. 동양 의학도 마찬가지 입니다. 동양과학에 기대고 있었지요. 조선시대 일식은 조정의 큰 일이었다고 합니다. 임금을 비롯한 대소 신하들이 모두 모여서 함께 일식을 보았었죠. 세종 집권 초기 세종은 중국의 역법에 근거하여 계산 한 일식이 조선에서는 오차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당연하지요. 조선은 중국과 경도가 다르니깐요. 이에 세종은 이순지, 김담에게 조선의 역법을 재정립하라는 명을 내리고 결국 칠정산이라고 하는 우리 기술로 만든 최 초의 역법서를 만들어 냅니다. 일식의 시간을 정확히 맞출 수 있게 된 것이죠. 이 시기에 이렇게 정확히 일식의 시 간을 맞출 수 있었던 나라는 전세계에서 한국, 중국, 아라비아 세 나라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과학기술의 발달이 이후 동의보감으로 대표되는 한국 한의학의 발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건 아주 당연한 일이었을 것입니 다.

그러나 근대 이후 우리는 동양과학의 전통을 잃어버렸습니다. 함께 동양과학의 언어도 잃어버렸지요. 우리가 지 금 아주 낯설어 하는 삼음삼양도 과거에는 동양과학자들과 한의사들이 모두 함께 공유했던 지극히 평범한 개념 이었을 것입니다. 이제 그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삼음삼양이 인체에서 어떻게 이용되었는지 이전에 자연에 어떻게 이용되어 졌는지를 찾아 나서는 것이 먼저 일것입니다. 훌륭한 한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천문, 풍수, 지리 에 능해야 했다고 합니다. 현대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천문학, 기상학, 물리학 등에 능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삼음 삼양을 이해하는 과정은 동양과학을 이해해가는 과정이고, 천문학, 기상학, 물리학을 이해해가는 과정일 것입니 다.

왜 사상이 아니라 삼음삼양이었을까?

우리는 자연의 변화를 아주 오래전부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로 구분해왔습니다. 음양또한 한번 더 분화 시킨 사상이 분명 존재합니다. 그런데 왜 굳이 두가지를 더 만들어서 삼음삼양으로 6단계로 분화를 시켰을까요? 사실 그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삼음삼양을 공부하다 보니 6단계로 설명하는 것이 자연의 변화 를 훨씬 더 정교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이후에 각론에서 더 설명하도록 하지요. 자연의 변화를 어 떻게 삼음삼양으로 설명하였는지 이제 살펴봅시다.

1. 궐음풍목

삼음 삼양의 각론을 다루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핵심적인 개념이 있습니다.

첫째, 일단 음과 양을 이전 글에서 밝혔듯이 수렴하다(음), 발산하다(양)로 이해하셔야 합니다. 식물의 성장과정 이 이를 잘 설명해 줍니다. 식물은 봄, 여름 동안 싹을틔우고 꽃을 피우고 성장을 합니다. 성장, 발산의 과정이죠,

가을, 겨울을 통해 과일을 만들고 씨를 단단하게 하여 다시 봄의 성장을 대비하죠. 수렴, 저장의 과정입니다. 가장 큰 틀에서의 양과 음입니다.

둘째, 음과 양은 공존합니다. 봄이라고 해서 오직 양의 기운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봄은 겨울에 저장된 음 (궐음)을 양(소양)이 분리해 내는 과정입니다. 각 단계를 철저하게 본체와 작용의 과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양 의 계절에는 양에 의해서 음이 분리되는 과정이고, 음의 계절에는 음에 의해서 양이 저장되는 과정입니다.

태음 태양
소음 소양 양명 궐음

궐음 양명 소양 소음 태양 태음

[본체] [작용]

궐음의 계절에는 궐음이 소양에 의해 분리되고, 이후로 소음은 양명에 의해 분리되고, 태음은 태양에 의해 분리 됩니다. 소양의 계절이 오면 궐음에 의해 소양이 저장되고, 이후로 양명은 소음에 의해 저장되고, 태양은 태음에 의해 저장됩니다. 음과 양이 언제나 공존하며 서로에게 작용하는 음양의 체용작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세째, 삼음삼양의 각 단계를 동영상으로 기억해 두시면 이해가 빠릅니다. 삼음삼양은 변화의 과정입니다. 변화를 그림과 사진으로 기억하기는 힘이 듭니다. 변화는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이해가 쉽습니다.

자 그럼 위와 같은 원칙하에 본격적으로 궐음 풍목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궐음의 동영상은 봄철 새싹이 돋아 나는 영상입니다. 새싹이 트는 과정을 오랫동안 비디오로 찍어 빨리 돌려서 보여주는 영상을 모두들 잘 아실꺼라 생각합니다. 바로 그 과정을 궐음이라고 부릅니다. 겨우내 저장되었던 음이 소양에 의해 분리되는 과정이죠. 충분히 음이 저장이 되지 않았어도 그것을 분리해 내는 소양의 힘이 부족해도 씨앗은 발아하지 못하는 것이죠. 사암침법에서 족궐음간정격은 산후의 모든 병에 자주 쓰입니다. 또한 아이들의 성장통에도 쓰이죠. 회복하거나 자라려 하는데 음(이 상황에서는 혈로 설명하는 것이 편하겠지만)이 충분하지 못 할때 생기는 병은 궐음 정격으로 치료가능 합니다. 궐음은 风 이죠. 왜 이 궐음과 연결지어졌는지는 새싹을

생각하시면 될것같고 风은 다음과 같이 이해해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음의 고요한 상태에서 양이 첫번째로 움직 일때는 바람이 분다.

2. 소음군화

소음의 동영상은 개나리, 진달래가 피는 영상입니다. 따뜻하고 기분좋은 이지요. .소음은 양명의 맑은 기운이 음을 분리하는 과정입니다. 꽃은 생명이고 성이며 열정과 희열이지요. 꽃같은 아름다움을 우리는 소음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김연아가 스케이팅 하는 모습을 보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시는 지요. 저는 저게 바로 소음이구 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성과 예술은 뗄레야 뗄수가 없는 것이지요.

3. 태음습토

삼양지기에의 해서서 음이 이제 완전히 다 분리가 되었습니다. 가장 더울 때이지요. 습도도 가장 높습니다. 장마 입니다. 태음 습토는 워낙 당연하게 느껴져 별다른 첨언을 하지 않겠습니다.

4. 소양상화

양에 의해서 음이 분리되는 과정이 끝이 나고 이제 일음지기에 의해 양이 수렴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소양의 짝은 모두 알다시피 상화입니다. 여기서 한번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수렴이 시작되는 것이 도 대체 의 어떤 특성과 연관관계가 있는가? 실제로 인체에서도 상화의 병기로 열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 과 양이 수렴되기 시작한다는 개념은 정말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을 이렇게 해석해 보았습니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것과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과정은 똑같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봄, 여름은 계속 성장의 과정이지만 가을은 정반대로 수렴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에너지의 방향이 바뀌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것입니다. 발산에서 수렴으로 무난하게 넘어가기 위해 또 하나의 과정이 더 필요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소양 상화는 수렴의 작용을 나타내기 보다는 발산->수렴으로 바뀌는 과정 자체를 표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연결, 전 달의 역할.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나실지 모르겠습니다. 열( )은 기본적으로 온도가 높은 지역에서 낮은 지 역으로 이동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도, 복사 , 대류를 통해 열은 전달이 되지요. 相 즉 minstry fire는 신 하의 불입니다. 君 와 비교가 되는 화이지요. 저는 이것이 왕의 명령을 잘 전달해야 하는 신하의 특성과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온도가 낮은곳을 계속 이동하려 하는 불의 동일한 특징을 결합해 놓은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개합추 이론에서도 소양은 또 결국 추의 역할 곧 전달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5. 양명조금

양명의 동영상은 액체가 굳어 고체가 되어갈때의 모습입니다. 용광로의 쇳물이 식어 겉에서부터 단단하게 되어 가는 모습이고, 과일의 껍질이 단단하게 굳어 가는 과정입니다 .음에 의해 양이 본격적으로 저장되는 과정인 것 이죠. 양명조금 또한 아주 강한 특징이 있어 이해가 어렵지 않습니다. 청명한 가을의 하늘이 바로 양명의 하늘인 셈입니다.

6. 태양한수

태양한수는 제가 삼음삼양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고민하게 만들었던 개념입니다. 덕분에 삼음삼양에 대한 이해 도를 높였으니 고맙게 생각해야 겠죠. 처음 태양한수라는 개념을 들었을때는 일단 외어야 했으니 별 고민이 없었 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찬찬히 지켜보니 왜 양중의 가장 크고 오래된 태양이 한수랑 짝을 이룰까 이해가 되 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태양을 뜨겁고 에너지가 충만된 어떤 것으로 생각했을 당시에는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었죠. 하지만 결국은 이것도 태양이 의미하는 바가 어떤 상태가 아니라 어떤 변화의 단계를 의미하는 것으 로 인식을 전환시켜 모순을 해결해 냈습니다. 태양은 뜨겁고 에너지가 충만한 어떤것(물질)이 아니라 음에 의해 양이 완전히 수렴되는 과정(phase) 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양의 마지막 단계 인셈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음으로 돌아가는 과정인 것이죠.

좀더 이해를 돕기 위해 인체에서 태양한수의 phase를 살펴보겠습니다. 인체에서 마지막으로 에너지가 발휘되는 곳은 피표이죠. 말초에서 손끝에서 발끝에서 에너지가 발휘되고 그리고 다시 돌아갑니다. 동맥혈이 모세혈관에 서 정맥혈로 바뀌어서 돌아가듯이. 그러므로 우리가 쓰는 에너지는 바로 태양지기인 셈입니다. 자연에서 보자면 지기가 완전히 상승하여 다시 하강하는 국면입니다. 수증기가 다시 물이 되어 비로 떨어지기 직전의 과정인 것이 구요. 자 이제 태양과 한수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지지 않나요? 에너지가 전환되는 과정, 수증기가 물로 바뀌는 과정.

앞에서 언급한 장혜정 한의사의 태양 한수에 대한 글에는 ‘태양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태양한수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단초가 될 수가 있을것 같아 옮겨 적습니다. 산을 타는 사람들은 목이 마르면 산의 형세를 보고 어디 가면 맑은 물이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고 합니다. 너무 맑아 물고기 조차 모이지 않는 맑은물 바로 그것을 ‘태양 수’라고 한답니다. 같은 맥락으로 이해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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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에 대한 여러가지 이해

음양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는 수만가지 답이 존재합니다. 한의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면 누구든 나름 의 답변을 내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정답이 존재할 수 없는 질문에는 가장 납득할 만한 답변을 끊임없이 추구하는것이 최선이 아닐까 합니다. 이 글은 그렇게 찾아가는 길의 과정 어디쯤에 제가 있는지 를 확인하기 위해 쓰는 글입니다.

 

왜 음양으로 우주의 원리를 설명하려 했을까?

 

동서고금을 망라하고 사람들은 우주의 원리, 자연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는 법칙을 찾아내려 노력하였습니다. 철 학과 과학의 발전은 그 끊임없는 노력의 산물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양과 서양은 처음 시작했던 질문이 좀 달랐습 니다. 일단 서양부터 한번 살펴 보죠.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던졌던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아마 ‘세계는 무엇으로 이루어졌나?’였던 것 같습니다. 탈 레스는 물이라고 대답하였고 헤라크레이토스는 불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은 기원전 4세기 아리스 토텔레스에 의해 4원소설로 정립이 됩니다. 물질의 기본이 네 가지 물질인 흙, 물, 불, 공기라는 것이지요. 이것 이 중세까지 이어졌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들에게 이들의 답변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세계는 무엇으로 이루어졌나?’라는 그들의 질문인 것이지요. 이 질문은 근대 과학의 발전과 함께 이렇게 바뀌어 갔습니 다. ‘물질을 쪼개고 쪼개면 어떻게 될것인가? 마지막 남은 그 물질이 바로 우주를 이루는 기본 구성요소가 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해서 발견된 것이 바로 원자이고 핵이고 소립자 입니다.

 

그렇다면 서양의 철학자들이 유레카를 외치며 가장 기본이 되는 물질을 찾고 있었을때 우리 동양의 철학자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었을까요? 답변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동양철학의 가장 오랜 고전, 공자가 가죽끈을 세번 이나 끊어지도록 탐독했다는 책의 제목에 있기 때문입니다. ‘ ’ 바로 ‘변화’ 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세상은 끊임 없이 변화 한다는 대원칙하에 그 변화의 어떤 법칙을 찾고자 노력 했던 것이죠. 무엇이 애초에 동양과 서양이 우 주의 원리에 대해 다른 방향으로 질문을 하게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한가지는 이후 역 사에서 서양은 ‘세계는 무엇으로 이루어졌나?’ 라는 질문에 동양은 ‘변화의 법칙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사로잡 혀 철학과 과학을 발전 시켰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모순적이게도 우리는 물질을 쪼개고 쪼개면 어떻게 될것인가에 대한 서양의 질문에 대해서는 아주 친숙 합니다. 우리는 이미 고등학교 과정에서 원자 핵 중성자등을 배웠고 화학시간에 칼슘, 칼륨, 나트륨으로 이어지 는 주기율표를 달달 외우기 까지 했습니다. 그럼 ‘변화의 법칙’이라는 동양의 질문에 대해서는 무엇을 알고 있나요? 사실 우리는 한의사로서 이미 많은 것을 배워왔습니다. 음양, 삼음삼양, 팔괘, 오행 등등… 이제 그것들을 ‘변 화의 법칙’이라는 하나의 실로 꿰어 맞추기만 하면 될것 같습니다.

 

자, 그럼 다시 본격적으로 동양의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서양이 물질의 최소단위로 흙, 불, 물, 공기를 찾았을 때 동양은 변화의 최소단위로 무엇을 찾았을까요? 지금 고민해도 그리 어렵지 않게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 다. 변화라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지의 움직임이 필요하지요. 그렇다면 변화의 가장 기본은 ‘움직이다’와 움직임이 없는 상태, ‘정지하다’가 아닐까요? 그런데 눈치채셨을지 모르겠지만 물질의 최소단위에는 짝이 없지만 변화의 최소단위에는 대부분 짝이 필요합니다. 정지하다:움직이다, 모이다:흩어지다, 수렴한다:발산한다, 압축된다:팽창 한다, 감쇄한다:증폭한다. 이런 움직임의 짝으로 변화의 최소단위를 상정하지 않았을까요?

 

故積陽爲天, 積陰爲地. 陰靜陽躁, 陽 陰 ,陽 陰藏. 陽化氣, 陰成形.

 

양이 쌓이면 하늘이 되고, 음이 쌓이면 땅이 됩니다. 음은 정적이고 양은 동적이며, 양이 생하면 음이 자라고 양이 쇠하면 음도 쇠합니다. 양은 기로 변하고 음은 형체가 됩니다.
– 황제내경 음양응상대론 중 –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처음 한의학을 공부할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바로 십여년의 서양과학교육으로 인한 물질 중심의 사고관이었습니다. 저 위의 글을 읽는다면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도 음과 양이 어떤 물질 혹은 어떤 상 태를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동양철학이 변화의 법칙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었다는 것을 떠올린다면 움직임을 물질로 설명해 내는 것은 극히 모순 적입니다. 예를 들어 ‘뛰는 행위’를 언어적으로 설명해 봅시다. 국어 사전에 ‘뛰다’의 정의를 보면 ‘발을 몹시 재게 움직여 빨리 나아가다’라고 나와있습니다. 대부분 동사 적 표현이죠. 사실 변화를, 운동을 언어로 정의 내리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물질이나 명사는 사진이나 그림으 로 표현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변화나 동사는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아! 방법이 하나 있기는 있습니다. ‘동영 상’으로 보여주는 것이죠. 아무튼 변화를 동사가 아닌 명사로 설명해내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음양을 물질이나 상태 즉 명사나 형용사가 아닌 변화, 움직임의 동사로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 고민은 민족의학신문에 ‘물리의 의학’을 이야기하며 한의학에 대한 물리학적 접근과 해석을 시도하고 있는 장 혜정 한의사의 글에서 배운것입니다. 제가 이 글에서 논하고 있는 대부분의 개념과 접근 방식은 장혜정 한의사의 블로그를 보고 제 나름대로 소화시킨 것임을 미리 밝혀 드립니다.

 

그럼 일단 위에 언급한 내경의 문장을 한 번 이해해 볼까 합니다. 앞서서 말씀 드렸던 것처럼 동양의 접근방식은 변화 이며 그 변화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동영상’으로 사고하는 것입니다. 양이 쌓이면 하늘이 되고, 음이 쌓이면 땅이 된다는 문장은 어떤 동영상을 연상하면 될까요? 하늘과 땅의 생성 곧 빅뱅 이후의 우주 탄생 과 정의 동영상을 한번 떠올려보죠.

 

빅뱅이후 우주 먼지 상태에서 일정 방향으로 먼지들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일정방향으로 움직이기 시 작하면서 어떤 모양이 나타나고 거듭 돌면서 띠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어떤 부분은 뭉치게 되고 그 뭉 친부분들은 중력을 가지게 되어 주변 물질들을 끌어들여 점저커지고 먼지가 사라진 주변은 깨끗하게 맑아집니 다.

 

자 이런 동영상을 생각하면서 내경의 문구에 접근해 봅시다. 양이 쌓인다는 것은 저 동영상 속에서는 움직임이 가속된다로 이해하면 될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음이 쌓인다는 것은 멈추고 뭉치는 것으로 해석할 있을 것입니다. 陰靜陽躁, 아예 그렇게 정의 내려 주고 있지요. 陽 陰 ,陽 陰藏, 흐름이 가속화 되면 한편으로 뭉치는 것도 점 점 커지죠. 흐름이 늦추어 지면 뭉치는 것도 작아 지구요. 陽化氣, 陰成形, 움직이고 흩어지면 흐름(기)가 만들어 지고, 뭉치게 되면 shape을 만들어 냅니다.

 

저는 음과 양을 환자들에게 설명할때 쉽게 음은 물질이고 양은 에너지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줍니다. 촛불을 비유 하면 몸통은 음이고 불꽃은 양이라구요. 사실 그것이 음과 양에 대한 제 이해의 첫단계 였습니다. 그러나 한의학 의 용어는 대부분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는, 변화를 설명한다는 사실을 깨닳고 부터는 제가 이해한 음양이 음양의 일부분이었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阳=热=清=躁의 방향성없는 동일함이 아니라 움직이고, 흩어지고, 팽 창하기 때문에 뜨겁고, 맑고, 조급해 지는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맞다라는 결론에 이른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정지하고, 모이고, 압축되니까 차갑고, 탁하고, 고요해 지는 것이지요.

 

이것이 지금 제가 생각하고 있는 음양의 이해입니다. 삼음삼양에 대한 이러한 개념적 적용에 앞서 제가 이러한 결론에 이르기까지 결정적으로 바꾸어야만 했던 인식의 전환을 다시 한번 정리 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 물질 중심의 사고를 버려라. 한의학은 철저히 변화에 대한 학문이다. 오행은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처럼 세상이 목화토금수 네가지 물질로 구성되었다고 설명하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자연의 변 화 형태를 목화토금수로 형상화 시켜 놓은 것이었죠. 삼음삼양, 6경변증, 기의 흐름 등등, 한의학은 고정된 물질 중심이 아니라 살아 꿈틀거리는 자연과 인체의 변화와 흐름에 대한 학문입니다.

 

둘째, 변화는 명사로 설명하기 힘들다. 한의학의 용어는 동사로 생각하고 동영상을 떠올려라. 한의학 용어를 명 사로만 사고 한다면 뒤에 다룰 태양이 한수인 이유를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음양은 어떠한 것(물질, 명사)이기 전에 어떠한 변화(변화, 동사)입니다. 고전의 해석이 막힐때는 이처럼 바꾸어 생각하여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셋째, 음은 정지하고, 모이고, 수렴하고, 암축하고, 감쇄하는 변화를 의미합니다. 양은 움직이고, 흩어지고, 발산 하고, 팽창하고, 증폭하는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것이 음양을 이해하는 첫 단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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