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처음 왔을때 가장 당혹 스러운 것 중 하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에 세금이 따로 붙는 다는 것이었습니다. 부가가치세 10%가 포함되어 가격이 표시되는 한국과는 달리 북미는 연방정부세금과 주정부세금이 따로 표시되어 부가되고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가격이 괜찮은데 라고 생각했다가 막상 지불할때는 세금이 붙어서 가격이 만만치 않게 된 경험을 누구나 한 번 쯤은 가지고 있을꺼라 믿습니다. 어찌되었건 BC주에서는 지금 거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HST(통합소비세)라는 세금을 부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 HST는 역사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지난 2010년 7월 부터 시작 되었으니 겨우 3년 정도 된것이죠. 전통적인 세금부과 방식은 GST(연방정부세)+PST(주정부세)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2010년 7월 전 BC주에서는 GST 5%와 PST 7%를 상품과 서비스에 부과하고 있었지요. 그것을 BCLiberal 정부가12%의 HST로 바꾼것입니다. 똑같이 12%인데 뭐가 다르냐구요? 사실 많이 다릅니다. 주정부세가 면제되는 상품과 서비스가 꽤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식당의 음식값에 이전에는 5%의 GST만 부가되었던것이 하루 아침에 12%의 HST로 바뀌었습니다. 여러분 식당을 이용해 보셔서 아시겠지만 음식값의 7%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택시, 전기, 휘발유, 미용 등등 일상생활의 커다란 부분들의 비용이 하루 아침에 7%가 오른 셈이 된것이죠.

 

당연히 BC 주 주민들은 BCLiberal 정부의 결정에 반발했습니다. 더군다나 그 결정이 내려지기 직전의 선거에서 당시 수상이었던 Gordon Campbell은 HST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약속까지 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몇달이 되지 않아서 BCLiberal 정부는 HST도입을 전격 발표하고 맙니다. 연방정부로 부터 16억달라를 지원받으면서 야심차게 주정부가 시행한 제도 였지만 BC주 주민들은 전 수상인 Bill Vander Zalm 을 중심으로 HST 철페운동을 시작합니다. 재밌는 사실은 이 운동은 야당인 BCNDP 뿐만아니라 BCLiberal 안에서 당의 이런 무책임한 결정에 반발한 많은 BCLiberal의 당원들이 함께 힘을 모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주민청원운동으로 HST 존폐에 대한 우편찬반투표가 2011년 6월에 실시되었고, 55%의 철폐 찬성으로 HST는 2013년 3월에 그 운명을 다하게 되었습니다.

 

BC주의 Anti-HST 운동을 보면 저는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4대강 개발처럼 국민들의 반대가 그렇게 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온갖 행정력을 동원해 기어이 관철시켜버리는 대한민국에서 30년가까이 살아온 저로서는 주민들의 이 승리가 참 믿겨지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들은 왜 주민청원운동을 통한 직접적인 정치 개입이 가능하고 우리는 불가능 한것일까? 한국사회는 캐나다 보다 훨씬 더 많은 활동가들이 훨씬 더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역사적으로 정부와의 분쟁에서 이겨본 경험이 없는 것일까?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한국 사회의 직접민주주의를 발전 시킬 수 있을까? 답을 찾지 못한 질문들로 여전히 머리속이 어지럽습니다.

 

올해 5월이면 HST철폐운동이 벌어진 이후 첫번째 주정부 선거가 열립니다. BCLiberal은 이 사건 이후 야당인 BCNDP에게 지지율을 역전당한체 좀처럼 그 후폭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난 BC주 민심은 HST 철폐에 그치지 않고 정권마저 교체 시켜 버릴지 관찰해 보는것도 이번 선거를 읽는 흥미로운 관점이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