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의 로즈(가명)는 5년전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설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없이 시작된 설사는 지금도 여전히 하루에 3-5회 정도 계속됩니다. 배에 가스가 차서 빵빵한 느낌이 들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복통과 함께 가스가 더 심하게 차오름을 느낍니다. 로즈는 항상 걱정이 많고 신경이 예민하여 의사로 부터 불안장애(Anxiety)의 진단을 받았고 설사는 이로 인한 IBS(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입이 자주 마르고 눈이 쉽게 피곤하며 손발이 항상 차가운 편입니다.
로즈의 증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장과 뇌의 연관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있는 것 처럼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난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 부터 관찰되어 왔습니다. 현재는 이를 ‘장-뇌 연결축(gut-brain axis)’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장내 특정 세포들이 주변 신경세포들과 소통해 뇌에 직접적으로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이지요.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을 조절하여 너무 흥분되거나 너무 불안하지 않게 만들어 주는 세로토닌이 이 정보전달의 매개 물질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기분이 안좋아 지면 장의 운동에 문제가 생기고, 장에 문제가 생기면 뇌에 영향을 미쳐 감정과 정신상태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세로토닌을 잘 조절해주는 약을 만들어 쓰면 되겠네’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것입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고도로 발달된 현재의 의학기술로도 우리는 여전히 뇌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기에 이를 조절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신경정신과 약들이 유독 부작용이 많은 이유가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로토닌의 존재 자체를 몰랐던 2000년전의 한의사들은 전혀 다른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오랜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기능이 저하되어 발생하는 염증 그리고 타액 분비 저하로 생겨나는 증상들을 치료해 줄 수 있는 한약재와 위장관을 조절하는 근육의 혈류량을 조절해주는 한약재를 조합하여 위장관을 우선으로 치료를 했습니다. 양방이 뇌로 접근하여 신경전달물질을 직접적으로 조절하려고 한다면 한방은 장으로 접근하여 간접적으로 이를 조절하는 방식을 취한 셈이지요.
치료효과는 양방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기 충분할 만큼 한약의 성능은 뛰어납니다. 로즈의 경우, 면역기능의 저하로 인한 염증에는 ‘시호’라는 약재를, 위장관의 혈류량 조절에는 ‘작약’이라는 약재를 주요 성분으로 하는 방제(개별약재의 조합)를 써서 2달 정도의 치료하여 설사를 멈추게 하였습니다. 설사가 멈추는 데는 2주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불안장애까지 치료하는데 좀 더 시간이 걸렸습니다. ‘장-뇌 연결축’에서 장을 치료하여 뇌를 정상화 시키고자 했던 한의학적 접근은 유효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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