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여성분이 소화장애를 호소하면서 한의원을 방문하셨습니다. 평소에 소화가 잘 안되고 잘 체해서 이런 저런 검사를 다 받아보고 내시경까지 해봤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만 들었다는 것입니다. 소화 능력은 정서, 심리적인 상태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장 점막에 특별한 염증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환자의 정서와 심리 상태를 파악해야 합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나요?’라고 물으니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하십니다. 스트레스가 심하지는 않는데 생각과 걱정이 많고 이유 없이 불안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자려고 누우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쉽게 잠들지 못하고 겨우 잠이 들어도 자주 중간에 깬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단 입맛부터 떨어지고 그러다 보면 체하기 쉽상이구요.
소화장애와 불안 그리고 불면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소화기만을 치료해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환자분은 소화장애를 주 증상으로 말씀하셨지만 실은 낮은 정도의 불안장애가 소화장애와 불면을 유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적극적으로 심리상태를 안정화 시키는 데 주력해야 되는 것이죠. 근래 의학계에서는 뇌와 위장과의 연계관계를 설명하는 연구들이 활발하게 이루어 지고 있는데 연구자들은 위장을 ‘또 하나의 뇌(Second brain)’로 부릅니다. 위장 내에서 뇌에서 발견되는 신경 전달 물질이나 호르몬이 거의 모두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뇌가 위를 조절하니 불안장애를 개선하여 위장을 치료하고 반대로 위장이 뇌를 조절하기도 하니 위장을 치료해서 불안장애를 개선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영어 표현 중에 ‘butterfly sensation’이라는 게 있습니다. 캐나다 환자들은 가끔 이 표현을 쓰는데 긴장하게 되면 속이 울렁거리고 메스꺼운 증상을 위 속에서 나비가 펄럭거리는 느낌으로 묘사하는 듯 합니다. 이 느낌이 지속되면 결국은 체하게 되고 이것이 또 불면과 불안을 유발하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불안과 불면 그리고 소화장애는 결국은 하나의 고리인 셈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에 주로 ‘복령’이라는 한약재로 치료를 합니다. 한의학 책에서는 복령이 치료하는 증상을 ‘悸(두근거릴 계)’라고 표현하는데 위장에서의 ‘悸(두근거릴 계)’는 ‘butterfly sensation’과 같은 의미로 읽혀집니다. 이 환자도 역시 복령을 중심으로 약재를 처방하여 좋은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한달 복용으로 위장장애는 대부분 개선이 되었고 심리적으로도 무척 안정이 되었습니다. 수면 상태도 많이 좋아지자 환자가 한달 더 복용하고 싶어해서 두 달 복용으로 치료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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